
2025년 6월 6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일 만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진행했다. 양국 정상은 한미 통상 현안에 대해 “윈윈 합의의 조기 도출”에 공감했다고 보도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미국의 전방위적인 통상 압박과 구조적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상호 이익’과는 거리가 먼,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으로 귀결될 우려가 크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무역적자 해소를 이유로 고율 관세, 막대한 대미 투자, 유전자변형 농산물(GMO)과 쇠고기 시장 개방, 정밀지도 반출, 원화 절상, 국채 매입 등 경제 주권 전 영역에 걸친 양보를 한국에 강요하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8일까지 유예된 상호 관세(25%)를 압박 지렛대로 삼고, 방위비 분담 문제까지 얽어 ‘패키지 딜’을 시도하고 있다. 이것은 더 이상 통상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권을 전면적으로 위협하는 경제 예속 전략이다.
이제 막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주요 정부 부처 인사조차 완료하지 못한 채, 트럼프 행정부의 조폭 같은 경제 압박에 직면한 곤란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첫 시험대는 단순한 외교 현안이 아니라, 산업과 일자리, 국민 건강과 기술 자립을 좌우하는 국가 주권과 국민 생존의 문제임을 깊이 인식하고, 국민과 함께 올바르게 대응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새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미국식 거래’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트럼프의 ‘딜 정치’는 경제 주권을 흥정 대상으로 전락시킨다. 관세 유예를 명분으로 무분별한 양보에 나서는 순간, 산업 기반은 무너지고 노동자의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든다.
둘째, 식량·기술·디지털 주권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GMO, 쇠고기, 정밀지도 반출 요구는 단순한 무역 이슈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안보, 데이터 주권에 직결된 핵심 사안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비타협 원칙’을 확고히 세워야 한다.
셋째, 일방주의 협상에 맞서 다자 외교와 국민 참여로 대응하라.
G7, WTO, IMF 등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이중기준을 문제화하고, 국내에서는 진보·개혁 정당, 시민사회, 노동계, 산업계와 함께 ‘주권 중심의 통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미국 내 투자는 한국 내 리쇼어링(Reshoring, 해외로 이전한 자국 기업의 생산과 제조 활동을 다시 본국으로 되돌리는 정책)과 연계되어야 하며, 고용과 기술 이익이 상호 균형을 이루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한화오션, 삼성, SK, 현대차, LG 등 재벌 대기업의 미국 내 추가 투자는 국내 산업 공동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상호주의’ 원칙을 확립하고, 국내 일자리와 기술 자립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굴욕적 양보’는 장기적인 경제 붕괴로 이어진다. 트럼프식 협상의 내용과 방식은 미국의 이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거래형, 단기 성과를 위한 무리한 요구의 강박형, 여러 사안을 한꺼번에 밀어붙이는 일괄 타결형이다. 이재명 정부는 ‘종속 심화의 덫’에 빠진 한미 통상협상에 대응하여, 외교적 단기 성과보다 경제 주권 전략 수립에 집중해야 한다.
이번 한미 통상협상은 이재명 정부에게 단순한 외교 과제가 아니라, 경제 주권과 지속 가능성을 가르는 분기점이다.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굴욕적 패키지 거래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는 ‘주권 회복 통상 정책’의 새 전기를 열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5년 6월 7일
자주연합 준비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