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외세의 지배를 끝장내고 민족자주의 길로 나아가자!- 4·3 항쟁 78주년에 부쳐(26.4.3)

78년 전 오늘, 제주 땅을 뒤흔든 항쟁의 함성은 외세에 의한 분단을 거부하고 민족의 자존을 지키려 했던 민족자주·반미구국항쟁의 거대한 서막이었다. 1948년 제주 민중은 미국의 ‘단독선거·단독정부’ 획책이 곧 영구 분단과 전쟁의 전초임을 간파했다. 그들은 미국의 식민지 지배 음모에 맞서 ‘자주적 통일독립국가’를 세우기 위해 온몸을 던져 저항했다.

​그러나 미 제국주의는 자신들의 패권 전략에 걸림돌이 되는 제주 민중을 용납하지 않았다. 미 군정의 직접 지휘와 종미 극우 세력의 가담 아래 자행된 대학살은 우리 민족의 자주적 결단을 피로써 말살하려 한 반인륜적 범죄였다. 당시 제주 인구의 10%를 상회하는 3만여 명의 희생은, 이 땅의 주인이 미국이 아닌 우리 민족임을 선언했던 대가로 치러진 뼈아픈 역사의 증거다.

​제주 4.3의 불꽃을 끄기 위한 부당한 출동 명령을 거부하며 일어선 여순항쟁 또한 반외세·반독재 연대의 역사다.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승만 정권은 이들을 폭도로 몰아 처단했고, 국가보안법이라는 망령을 만들어 민중의 사상과 자유를 결박했다. 이로써 한반도 남단은 미국의 거대한 군사 기지이자 종속적 지배 체제 아래 놓이게 되었다.

​78년이 흐른 오늘, 우리는 묻는다. 과연 이 땅의 주권은 회복되었는가.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미국은 여전히 한미동맹이라는 쇠사슬로 우리를 묶어두고, 한반도를 대중·대러 전초기지로 전락시켜 우리 민족을 다시금 전쟁의 불길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80년 가까이 군사주권의 상징인 전시작전통제권을 틀어쥐고, ‘전략적 유연성’을 내세워 우리 젊은이들을 세계 각지의 미제 침략 전쟁터로 내몰고 있다.

​경제적 수탈 또한 과거의 물리적 학살만큼이나 잔혹하다.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관세 폭탄과 통상 압력으로 우리 핵심 산업을 강탈하고 있다. 수십조 원의 대미 투자를 강요하며 우리 제조업의 근간을 해체하는 행태는 과거 미 군정이 자행한 자원 수탈의 현대적 재판에 불과하다. 33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주한미군 지원비 강요는 우리 민중의 혈세를 미 패권 유지를 위해 바치라는 후안무치한 요구다.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침략 전쟁과 그에 따른 호르무즈 파병 압박은, 미국과의 동맹이 우리 민중의 생명과 평화를 보장하기는커녕 가장 큰 위협 요인임을 증명하고 있다. 미국이 일으킨 전쟁의 청구서를 우리에게 내미는 이 기만적인 동맹 체제 아래서는 결코 진정한 평화를 논할 수 없다.

​결국 78년 전 제주의 비극과 오늘날 한반도의 위기는 그 뿌리가 같다. 바로 ‘외세의 간섭’과 ‘예속적 동맹’이다. 4·3의 희생자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외쳤던 “미군은 물러가라”, “자주적 통일정부 수립하자”는 구호는 오늘날에도 우리가 반드시 완수해야 할 절박한 역사적 과업이다. 외세에 의존하는 안보는 전쟁을 부르고, 외세에 종속된 경제는 파탄을 부를 뿐이다.

​이제 우리는 분명히 선언한다. 자주 없는 평화는 가짜이며, 자주 없는 번영은 수탈일 뿐이다. 진정한 해방의 길은 오직 반외세 민족자주에 있다.

​자주적 외교, 자주적 국방, 자주적 경제를 실현하는 것만이 4·3 영령들 앞에 당당히 서는 길이며, 분단을 넘어 통일로 나아가는 유일한 열쇠다. 78년 전 제주에서 타올랐던 항쟁의 불꽃을 이어받아, 우리는 이 땅에서 외세의 지배를 끝장내고 자주만이 살 길임을 투쟁으로 증명할 것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오직 자주만이 살 길이다!

2026년 4월 3일

자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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