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미 관세·투자 합의 폐기하고 ‘대미투자특별법’ 제정 즉각 중단하라!(26.2.21)

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해 온 이른바 ‘상호관세’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 헌법 제1조 8항에 의거하여 관세 및 조세 부과 권한이 의회에 속한다는 ‘권력분립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미국 행정부가 ‘비상 상황’을 명분으로 동맹국을 상대로 자의적인 관세 폭탄을 가해온 통상 압박이 법적 근거조차 취약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심판이다.

​이번 판결로 한국산 제품에 일괄 적용되던 15% 상호관세는 법적 정당성을 상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와 국회는 한미 통상 협상의 결과물인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과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위법적 압박을 전제로 체결된 합의를 스스로 정당화하는 ‘자기부정’과 다름없다.

​2025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1조 9천억 달러 규모이며, 제조업 부가가치는 GDP의 약 27%를 차지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은 국내 산업 기반과 고용 구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이는 우리 GDP의 약 18%에 해당하는 거액으로, 본래 국내 산업 재투자와 고용 창출, 지역 균형 발전 및 첨단 전략산업 육성에 투입되어야 할 소중한 국민적 자산이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위헌으로 판명된 이상, 해당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약속한 투자, 에너지 수입 확대, 방위비 인상 등의 ‘패키지 합의’는 그 전제와 목적이 완전히 소멸했다. 법리적으로 이는 중대한 ‘사정변경’에 해당하며, 강압적 조건 아래 체결된 합의는 결코 정당성을 유지할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동원해 품목별 관세와 10% 추가 관세를 예고하고 있으나, 이는 형식만 바뀌었을 뿐 본질적인 부당함은 변하지 않았다.

​문제는 불안정한 통상 환경 속에서 우리 정부가 오히려 법률을 통해 대미 투자를 제도화하려 한다는 점이다. ‘대미투자특별법’은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확대를 국가 정책으로 고정하는 전례 없는 입법으로, 우리 통상 주권의 탄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행위다. 미국 내부에서도 정책의 위헌성이 확인되는 상황에서, 왜 국내법으로 이를 뒷받침하며 경제 전략의 유연성을 포기하려 하는가.

​2025년 한국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3%대에 머물렀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15% 안팎에 달한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전체 취업자의 16% 수준인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의 해외 유출은 산업 공동화와 양질의 일자리 감소를 가속할 것이 자명하다. 통상 정책은 추상적인 동맹 논리가 아니라, 실질적인 고용 지표와 산업 생태계, 그리고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 대중의 삶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한미 통상 관계는 상호 존중과 법적 정당성 위에서 재구성되어야 한다. 위헌적 관세를 지렛대 삼아 체결된 ‘팩트시트’와 투자 약속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국회는 ‘대미투자특별법’ 심사를 즉각 중단하고, 정부는 기존 합의의 효력을 원점에서 재검증하라. 필요하다면 한미 FTA를 포함한 통상 체계 전반의 재협상도 검토되어야 한다.

​미국 최고 사법기관의 판결은 불평등한 조건을 바로잡을 기회다. 이재명 정부와 국회는 미국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단호한 결단으로 통상 주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 나라의 자산과 주권자인 국민의 삶을 지키는 길로 나아갈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이재명 정부는 위헌적 관세를 전제로 체결된 굴욕적인 한미 통상·투자 합의를 즉각 폐기하라!

– 국회는 경제주권을 제약하고 산업 공동화를 초래하는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을 즉각 중단하라!

– 여야 정당은 대미 굴종에서 벗어나 무역 다변화, 내수 확대, 민생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라!

2026년 2월 21일

자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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